칼럼번호 74  등록일 : 2004-12-11 오전 11:38:17

삶은 일일연속극
글 : 허신영 ()



삶은 일일연속극 같은 것이다.
매일매일 연출되는 사건이다.
어떤날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도 하지만
어떤날은 드라마틱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사건이 일어나는 날을 더 흥미로워한다.
그날의 시청률은 항상 더 높다.
사건은 늘 흥미롭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고통, 희열, 스릴을 우린 좋아하기 때문이다.
내일 또 어떻게 연출될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건은, 기쁨보다는 슬픔을, 웃음보다는 울음을, 사랑보다는 미움을, 행복보다는 불행을 그리고 용서보다는 복수를 30대70 의 분배로 소재 삼는다.

매일연속극은 하루 30분 방영하면 끝이 난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시 또 시작한다.
오늘 485회째 아니 13,781회째 연속극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다.
오늘 485회째 마지막 장면이 극적인 순간을 담은 드라마틱한 것이라면,
그것은 내일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매일 방송되는 그 마지막 장면이 최종회가 아니므로 시작은 말할수 있으되 끝을 말할 수가 없다.
어떤 이야기였는지 성급하게 결론을 말할 수가 없다.
내일 방송될 연속극에는 전혀 예상치않은 사건이 생겨나 반전을 가져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일 486회 487회 488회......혹은 13,782회, 13,873회...가 지속적으로 방송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 숨쉬는 날까지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그 연속극이 어떻게 연출되는지 지금 알고 싶어하며 지금 결론을 짓고 판단하고 싶어 한다.
어제 일어난 연속극 화재를 주고받으며, 또 내일 방송될 연속극의 시나리오를 작성해본다.
그리고 미리 슬퍼하고 미리 미워하며 미리 기뻐하고 미리 행복해한다.
그러나 어제의 연속극은 이미 지난회이며, 내일 방송될 연속극은 상상일 뿐이다.
다음회는 다만 연출자만이 알고있다.
그 연출자는 나도 아니며 너도 아니다.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그 어떤 존재다.
우리 모두는 각본 없는 매일 연속극속의 배우이며 주인공이다.
각본도 리허설도 없는 연속극속의 주인공 역할을 하며, 출연배우들과 게임을 하며, 그 속에서 슬퍼하고 기뻐한다.
오늘의 기쁨이 내일 어찌 전개될지
오늘의 슬픔이 내일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러나 우리는 내일까지 기다려야만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오늘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오늘의 연속극이 준 감정이 영원한 것처럼 속아서는 안된다.
삶!
우리 스스로가 작성해둔 행복한 시나리오대로 내일을 연기할 수 없지만, 그 어떤 보이지 않는 존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삶을 그린 연속극을 지켜보는 시청자라면 긍정과 부정의 30대70의 적절히 배합됨을 즐겨하지만 우리가 연기하는 삶에서는 부정이 없는 긍정, 즉 행복만을 추구한다.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우리의 행복한 시나리오가 내일 방송될 연출각본에 영향이 미치도록 우리는 오로지 행복만을 추구해야 한다.
때때로, 오늘 연출된 삶의 연속극이 감당하기 힘들때가 있다.
이럴땐 매일저녁 8시에 방영되는 TV 속의 30분짜리 일일연속극처럼 그냥 시청자가 되어 우리 삶을 지켜보자.
..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결코 죽이지 말자.
삶은, 행복을 누리기에는 너무 짧으며, 불행에 머물러 있기에는 너무 긴 세월이기 때문이다.


(총 : 20 건)
이소영 2005-03-19 오전 9:11:47 삭제
마지막말이 가슴에 와 닿아요.. 좋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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