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라디오 방송 2 FM, 오전 10시에서 12시까지는
‘제리 롸이언’의 토크쇼가 있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가정, 사회, 자녀교육, 학교, 친구관계, 부부관계, 직장 등등 모든 일상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주로 전화인터뷰로 진행된다.
깊숙한 시골에 살다보니 그야말로 새소리 외에는 들리는 것 없이 적막하여 난 곧잘 라디오를 틀어놓곤 한다.
2 FM을 틀고 흘러 듣다보니, 카튜린 이라는 어떤 젊은 여성이 얘기하고 있었다.
하루에 300 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했다.
--전화 상담 봉사원 인가보구나--
그 중에서 몇 명만 뽑아 만나며 그들 고객에게 시간당 300 유로를 받는다고 한다.
-- 전화 봉사 상담원이 아니네--
나는 시간당 300 유로라는 말에 귀가 벌어졌다.
어떤일인데 시간당 300 유로나 받을까?
--유명한 심리학자인가? 심리상담은 평균 시간당 70-100 유로인데, 시간당 300 유로라면 대단한 심리학자인가보다.--
어떤 심리학인지 어떤 분야인지 궁금하여 난 볼륨을 올리고 여자의 말에 귀기울였다.
시간당 300 유로이고 하루에 3명의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그리고 주당 5일 근무한다.
한 고객 당 1시간소요, 하루 3시간 일주일 5일 근무이면 주당 1,500 유로이고 1년이면 72,000 유로인데 이 돈을 어떻게 무시하고 일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카튜린이라는 여자는 말했다.
진행자가 묻기를 세금은 냈는가?
세금은 냈지 않는다 고 대답했다.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죽음이요 나머지 하나는 ‘세금’이라는 이곳 속담이 있다.
어디든 뚫지 못하는 법이 없고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세금이건만 어떻게 그렇게나 돈을 많이 벌면서 세금도 냈지 않는단 말인가.
난 점 점 더 궁금해졌다.
--무슨일을 하길래--
어렸을때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성매매로 돈을 버는 일을 한다는 것, 매일 목욕을 하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치장하는 것은 자신을 위함이 아니라 손님을 위한것, 거울을 볼때마다 자신 스스로가 죽도로 밉다는 것, 자신을 찾아오는 남자들은 모두 저주하고 싶다는 것, 단 한번도 사랑을 해 본적이 없다는 것, 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것, 정말 죽기보다 싫은 일이지만, 단지 돈을 위해서 어쩔수없이 일한다는 것, 자신은 쇼핑중독에 걸렸는데 오로지 쇼핑에서 위안을 얻는다는것, 생리 기간중에는 일을 할 수 없으므로 한달중 가장 편안한 날이라는 것, 버는 돈의 대부분은 빚갚는데 쓰이고 그 빚은 앞으로 5-6년은 더 걸린다는 것, 이 일은 중독과도 같은 일이니 어떤 여자든 이런일에 휘말려서든 절대 안될것이라는 경고.
--그렇구나. 창녀였구나--
인터뷰는 결론도 없이 침울한 진행자의 목소리와 함께 끝났다.
진행자는, 의견있는 청취자들은 text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모발폰 번호를 여러차례 불러주었다.
잠시 라디오 광고가 있고 난후 토크쇼의 진행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많은 사람들이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여성 청취자들은 안쓰러워하였고, 남성청취자들은 계산에 더 관심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남자 청취자가 보낸 텍스트라며 진행자가 읽어준다.
“캬튜린에게 전해주세요. 계산이 틀렸어요.
시간당 300 유로이고 하루에 3시간 주당 5일 근무라면 일년에 72,000 유로가 아니고 234,000 유로라구요“
??? !!!
*** 참고로, 카톨릭국가인 아일랜드에서의 창녀는 불법. 음성적으로 영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소수 더블린 항구쪽에 있다고 들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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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