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White bread 싸주면 안돼요? 난 브라운 브레드 싫은데…..”
“엄마 애들은 Crips매일 싸오고 Sweets도 많이 가져온단 말야”
아침이면 애들 lunch box를 챙기느라 바쁜 내 옆에서
얼른 양치질하고 학교갈 준비나 할 일이지
저거 저거 또 심술시작이다.
아무리 말해도 잘 먹히지 않는 다는걸 알면서도 찔러나 본다는
심보인지 오늘도 녹음이나 한듯 똑 같은 대사를 읊어대는 저 딸래미
“그걸 무슨맛에 먹니?” 퉁명스럽게 핀잔을 주는 내가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은 “거기에 뭔 영양가가 있다고 그걸 끼니로 먹
니” 일꺼다
마음같아선 밥을 싸주고 싶지만 그건 정말이지 학교를 그만 다니겠다
는 무언의 제스춰이고
사실 그 정도 까진 나도 두꺼운 얼굴의 강심장이 못된다.
그래서 최대한 건강한 음식한끼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이것조금,저것조금 넣다보면 지극히 성인취향의 healthy food가 되고
만다.
“자꾸 먹다보면 이게 훨씬 맛있어” 실은 “잔말 말고 그냥 싸주는데로
먹어라~아그야, 너 나중에 엄마한테 고마워 해야해”
아이들과 매일 치루는 작은 전쟁중의 하나가 바로 이 먹거리 전쟁이다
먹다보면 물릴말도 할텐데 애들한테 쵸콜릿과 젤리등
수만가지 종류의 sweets와 crips(우리나라 포테이토칩?)는 일종의 중
독성 맛을 지닌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이런 Rubbish음식에 가끔
나도 눈이 멀을땐 건강이고 뭐고 몰래 적당히 먹어줘야 한다. 단 애들
안보는데서나 잘 때….
내가 이곳 사람들의 나이를 맞추는데 서툰 만큼이나 얘네들도 동양인
나이를 짐작 못한다.
실제 나이를 말하면 다들 말도 안된다며 적당히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
는 센스는 정말 몰라서 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동양인이 나이보다 젊
어 보이는게 사실이다. 근본적으로 다른 종자 라는게 첫번째 이유라
면 , 나머지는 식생활에서 오는 후천적인 이유라고 할수 있겠다.
우리의 위대한 주식-쌀 밥해서 매끼 밥심으로 살 듯
얘네들이 하루에 먹어대는 빵 즉 밀가루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곡식중 유일하게 알러지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는게 쌀이라는걸 나도
뒤늦게 아이들 이유식을 하면서 처음 알았다.
너무나 아이러니한건 밀가루에 들어있는 밀 단백질인 글루텐을 소화
시키지 못하는 질병인 Celiac disease를 앓고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고
흔하다는 사실이다. 빵의 쫄깃거리는 질감이 전부 이 글루텐에서 오는
데 글루텐 프리 빵이나 쿠키는 일찌감치 맛을 떠나 살기위해 선택하
는 대체음식이다.
아일랜드의 큰 주식인 감자 이거 또한 참 다이어트에 쥐약인 더부룩
한 음식중 하나이다. 우리처럼 쪄서 먹기 보다, 삶아 으깨 버터를 왕
창 넣고 매쉬드 포테이토 형태로 아님 칩형태로 튀겨 먹는데 살이 안
찌고 배길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우리처럼 몸에 좋은 발효음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
도 없을 듯 싶다.
고추장 된장 젓갈 김치 청국장 기본 양념의 발효만으로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원래부터 넘의 살은 생일날에나 한번 맛 보는 음식이었기
에 나물 삶아 무쳐먹고 볶아먹었던 베지테리안에 가까운 식단에서 살
찔만한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이 지나 세계각국을 점령해 버
린 맥도널드 아저씨와 kfc할아버지가 애들을 꼬드겨 입맛과 건강을 마
구 망가뜨리고 편리성을 이유로 "이걸로 그냥 한끼 떼우고 말지?"라
는 생각이 들게끔 부모들마저 부추겨 댄다.
이런 모든 사양 해야 할 음식문화 속에서 그 것도 타국에서
내 음식만을 고집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럴 수도 없거니와 하루가
멀다하고 부엌창문 열어놓고 된장국을 끓였다간 당장에 신고 들어갈
지도 모른다.
순간적인 입의 즐거움보다
평생 쓸 몸의 즐거움을 고려한다면
우리 전통식단이 얼마나 슬기롭고 건강한 선택인지를 안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또 그렇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여기 많이 있다.
음식은 생명연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건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몸과 마음이 고달픈 선택의 문제이기에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입 맛을 길러주고자 매일 이 전쟁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가리는 음식 별로 없이(지구상에 존재하는 합법적으
로 먹을 수 있는 고기라는 고기는 다 사랑하는 아들) 코를 막고서라도
샐러드를 먹고 있는 애들이 고마울 뿐이다.
3주간의 아이들Summer camp도 내일이면 쫑이다.
노는날이 많아지면 뭘 할까보다 도대체 매 끼니에 뭘 먹어야 하나가
더 큰 골칫거리로 느껴지는건 나도 정상의 범위에서 약간은 일탈을 했
다는 뜻일까?
우린 밀가루 얼마든지 소화시킬수 있기에 오늘 하루종일 이
cinnamon roll을 만드느라 어깨가 뻐근하다.
잘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 말--- 이젠
건강한 음식 먹고 죽어야 귀신되서도 쌩쌩하다로 바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