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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86 (From:89.101.124.247) |
2007-04-26 (조회수:1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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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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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Jess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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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마다 핑크빛 꽃잎이 구름처럼 깔려있다.
몇 주전부터 자연이 만들어낸 색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인공적인 느낌
의 May Blossom이 꽃망울을 터뜨리더니 이번주 내내 내린 비로 그
짧은 운명을 마감했다.
아침에 학교앞에서 만난 frances의 차엔 Just Married라고 써도 될 정
도였다. 여린 꽃잎이 밤새내린 비와 한데 섞여 차를 도배하는 바람에
핑크빛 무드를 물씬 풍겼으니까.
내차 유리창엔 손가락 만한 민달팽이만 붙더만 .....
눈부신 햇살과 기분좋은 바람은 사람을 확실히 Uplifting 시켜준다.
한달간의 기적적인 날씨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하루종일 할일없이 싸
돌아(?) 다녀도 피곤함을 못느꼈는데, 지난 월요일부터 내린 비와 또
항시 셋트로 따라 다니는 이놈의 바람은 일도 하기 싫고 먹기도 싫은
게으름 뱅이로 사람을 전락시킨다.
아일랜드가 국가적으로 켈틱 타이거라는 이름아래 유럽의 신흥부국으
로 성장해야만 했던 이유중에는 이놈의 날씨가 가져다 주는 게으름에
서 사람들을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지 않았을까?
안그랬으면 하루종일 pub문 여는 시간만 기다렸을테니까..
동네에 작은 구멍가게 하나 없어도 드 넓은 초원옆으로 떡하니 pub은
존재한다. 길을 알려줄땐 pub이 중요한 landmark가 된다.
작은 동네에선 옆집 밥 숫가락이 몇개인지 모두 pub에서 시작되는 구
설수 이기에 동네에서 못된 짓 하고는 도무지 살 수가 없을것 같다.
한 다리 건너면 아~~하고 아는 사람들이라 어디서고 조신해야 하는데
난 애초부터 틀려먹었으니... 매일 애들이랑 소리 꽥꽥 질러내는걸 옆
집 여자가 소문 안 내주기만을 비는수밖에...
올 여름에는 무지하게 좋은 날씨가 계속 될거라는 기상예보 만큼이나
나의 일상에도, 내가 하는 이 일에도 순풍이 불어주길 바랄 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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