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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84 (From:89.101.124.247) |
2007-04-14 (조회수:1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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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루이즈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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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Jess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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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2주간의 Easter holiday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느새 끝나가
고 있다. 불안할 정도로 계속되는 좋은 날씨....
sun-kissed한 빛나는 구리빛 피부를 염원하는 아가씨들은 모두들
성급히 어깨를 다 드러내는 여름 옷들을 꺼내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좋~을 때다.
아침부터 괜시리 마음이 부산스러웠다.
월요일 애들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거리도 하나 없는데, 장은 보러
가기 싫고, 긴 명절 끝에 반드시 따라왔던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마
주한 학생마냥 휴가의 끝이 영 아쉽기만 했다.
애들을 달고 Tesco를 다녀올땐 언제나 자동차 윈도우를 꽉 닫아야 한
다.먹거리보다 지들 쓸데없는 장난감을 사는라 실갱이를 하고 결국은
각자 하나씩 전리품을 손에쥔 애들을 향해
한바탕 소리를 질러야하는 난 오늘도 어김없이 창문을 닫았다.
오후에 딸아이 친구네 집에 다 같이 가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진을 빼
면 안되지.
매사에 깔끔한 루이즈가 정확히 약속시간에 맞춰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곳이 내가 처음 가보는 곳이라
에스코트를 해주러 부러 애들을 태우고 집까지 와 주었다.
큰애 작은애 학교에서 항상 마주치는 그녀의 첫인상은 "한 성격하겠
구나" 였다. 유난히 큰 키와 큰 눈으로 일단 한번 나를 압도하고
아침에 겨우 눈꼽만 떼고 운전하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아침 8시에도 오후 3시에도 완벽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다시 한번 확실하게 나의 기를 죽이는 루이즈는
"참으로 가까이 하기 힘들겠구나" 하는 선입견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
다. 하지만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인사를 하고,이름을 묻고,날씨가 좋
네 거지같네 하다보니 모자란 영어를 떠나 사람이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은 어딜가나 크게 틀리지 않음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다.
예전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구가 되는게 노력해야 얻어지는 성취
물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 했던것 같다. 아니 굳이 노력해서 저 사람과
친구가 되야지 라고 마음 먹었던 적이 없는게 맞겠다.
애들한텐 친구 사귀는데 적극적인 사람이 되야 한다는 둥
온갖 원론적인 도덕책 구절을 매일 읊어대면서 정작 난 내 친구를 만
드는데 너무나 소극적인 자세로 꿋꿋하게 버텨왔다.
"나랑 코드가 너무 달라"
나쁜 말로 "재수가 없다" 아님 "밥맛이다"
혼자 속으로 이런 저런 평가표를 만들다 보니 정작 괜찮은 사람을 나
의 섣부른 선입견으로 포장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분위기의 루이즈 남편은 의외로 작은 키에 뚜렷한
이미지가 안 떠오르는 심심한 캐릭터였다. 모든 부부가 서로 닮은 꼴
이라기 보단 서로 다른 부분에 매력을 느껴 같이 사나 보다.
상냥하고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깔끔한 그녀의 모습만큼이나
부엌도 마당도 거실도 모든게 제자리에 잘 정돈된 세련된 집은 오후의
남은 햇살을 즐기기에 너무나 적합한 장소였다.
돈을 절약하려 직접 삽들고 땅도 파고,
몇년전엔 주말에만 콘택트렌즈 공장에서 일도하고,
애들 방 페인트 칠이며 돈 들어가는 온 갖 집안 일 혼자 다 한다는
그녀는 참으로 부지런한 엄마다.
지금도 아는 이의 딸을 오후까지 봐주는 일을 여전히 한다.
도대체 잠은 언제 자고
그 큰 집안 일 다하고
항상 예쁘게 하고 나오는지 물어본다는걸 깜빡했다.
혹 우렁이 각시라도 꽁꽁 숨겨둔건 아닌지....
늦은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어김없이 창문을 올렸다!!!!!!
도대체 너는 !#@$#%&*&(*(*(^^$%$%
왠걸.... 애들은 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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