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밖에 나가서 노는 우리애들은 시골에서 밭 일하는 농사꾼들마냥
벌써 얼굴들이 그을렀다. 이쁘게나 탈 것이지, 아들 놈은 안경테만 남
기고 타버려 정말이지 봐 줄수가 없다. 얼마 전 부터 해만 뜨면 밖에
나와 어슬렁 거리는 아랍애들 두명이랑 같이 어울려 다니고 축구를 하
는것 같더니 급기야 앞집 할아버지가 문을 두드렸다.
며칠을 벼른 상기된 목소리.....요는 2명의 블랙아이들은 작년에 단지
내 나무 회손및 주변 수많은 이웃집 가든을 망가뜨려 경찰까지 동원
되었던 전적이 있으니 너의 집 아들한테 경고를 해주고 축구는 장소
를 옮겨 하라는 거였다. 순간 이거 인종 차별 아닌가 하는 발끈 하는
심정이 들어 시큰둥 하게 대답했는데,알고보니 그 두 녀석은 이 동네
사람들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외국인 들이었다. 인종차별이라기
보단 워낙 상식이하의 못된 짓들을 많이하고 다녀 온 동네어른들은 물
론 애들 조차 얘들하고 도통 놀려하질 않는다. 그런 차에 우리 아들이
난 블랙피플을 좋아한다며 같이 놀자 마구 대쉬를 했으니.....
마침 이스터라 선물하기 제일 만만한 예쁜 쵸콜렛을 한 박스사서 아들
녀석에게 들려 보냈다. 할아버질 찾아가 죄송하다 말씀 드리라고.
그런데 5분후에 쵸콜렛 박스를 도로 들고와선 "엄마, 할아버진 블러드
에 슈가가 너무 많아서 못 드신 다는데?"
아이고, 이를 어쩐담.
잠시후 앞집 할아버지 오셔서 당뇨때문에 단걸 못먹는다며 고맙다고
하셨다.하필이면 왜 당뇨란 말인가.아니 왜 쵸콜릿을 샀는지....
어찌됐든 외국인인 우린 참으로 조심스럽다.
동네 애들하고 작은 싸움이 있을때도,
학교에서 하루를 지낼때도,
음식점에가서 밥을 먹을때도
다른 생김새로 일단 한번 눈에 띄고, 거기에 말썽까지 일으키면
잘잘못을 떠나 그 파장이 배로 증가하는 기분이 드느건 피할수 없는
일이다. 특히 동양인이 그리 많지 않은 이 곳에선.
기분 전환삼아 딸아이랑 바닷바람을 쐬러 비치로 향했다.
가는길에 만난 예쁜 수선화와
햇살을 가득 담고 반짝이는 작은 시냇물, 이 선명한 녹색의 기운을
모두 카메라에 담기엔 자연이 주는 기쁨은 너무나 벅차다.
내가 아일랜드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
그건 바로 팬시한 케잌이 주는 달콤함이 아니라
주섬주섬 눈 대중으로 섞고 반죽해 투박하게 구워낸
브라운 브레드의 밑밑한 구수함이다.
해가 중천인데~~~
벌써 배가 고프다.